[2015.08]무등일보

[2015.08.10]

창조경제시대, 지역 특화 음식문화가 미래 신성장동력이다 5. 강진 예향

무등일보, 글·사진=이종주·김옥경기자 zmd@chol.com   

  • 1한상 가득한 맛 멋 풍미…오감 자극
  • 2귀족따라 유배온 수라간 궁녀 궁중음식 비법 전수
  • 3지역에서 생산된 나물·육류·해산물 등 원재료 탁월
  • 4단순한 음식 넘어서 강진 전남 한국 대표 '성장동력'
  • 5'남도 답사 1번지' 강진을 대표하는 음식인 '강진 한정식'.

강진 한정식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한 상 가득 차려지는 음식의 가짓수 뿐만 아니라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음식의 색과 맛, 멋, 풍미를 한데 느낄 수 있는 지역 대표 음식 문화자원이다. 

여기에 강진군의 고급화 전략이 더해져 강진 한정식은 이미 단순한 '음식(食)'으로서의 개념을 넘어 강진과 전남,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조선조 궁중음식서 유래 

강진은 조선시대 궁궐이 있는 한양과 거리가 멀어 사대부나 왕족들의 대표 유배지였다. 이 때 유배를 따라온 수라간 궁녀가 궁중음식의 비법을 전하면서 강진 한정식이 탄생됐다는 유래가 전한다. 

강진은 본래 옛부터 산과 들, 강,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지형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천연 음식재료를 활용한 밥상문화가 타지역에 비해 크게 발달했다. 

여기에 궁중음식 기법과 문화가 함께 전해져 강진 한정식은 이후 궁중음식을 바탕으로 강진의 특산품과 진상품을 주재료로 맛과 멋, 향을 두루 느낄 수 있는 '오감(五感)'이 풍부한 밥상으로 자리잡았다.

본래 궁에서는 왕의 수랏상으로 한정식 12첩 반상이 차려졌지만, 일반인에게는 9첩 이하로 제한됐다. 반찬은 구이와 전, 볶음, 편육, 조림, 지짐, 생채, 취재, 숙채, 튀김, 전골, 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됐다. 

하지만 시대 변화 등에 힘입어 강진 한정식도 그 메뉴와 음식의 종류, 기법 등도 갈수록 다양화, 퓨전화 되고 있다.

20여가지가 넘는 음식이 한 상 가득 차려지던 기존 한정식 상차림도 이제는 전채요리와 주요리 등 순으로 시간차를 둔 코스 요리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음식의 가짓수와 양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 본연의 맛을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생산 제철 음식 '한 상' 

강진 한정식은 전통적인 기법으로 건강과 맛을 유지하고, 강진만 등 지역에서 생산된 나물과 육류, 해산물 등 사시사철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원재료를 바탕으로 차려진다.
그래서 일반 한정식보다 맛과 향이 깊고 풍부하다. 
강진 한정식은 기본 반찬인 삼색나물과 마른반찬, 장아찌, 젓갈, 김치 이외에 광어회와 전복구이, 대하구이, 쇠고기 생고기, 삼색전, 꼬막, 소라, 돼지고기 수육, 홍어, 낙지 볶음, 떡갈비, 버섯탕수육, 바지락회, 간장·양념게장 등 20여가지 음식이 나온다. 
바지락회와 버섯탕수육 등은 강진 한정식 상차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화 음식 메뉴 중 하나다.  
특히 바지락회는 바지락을 살짝 익혀 각종 야채와 함께 매콤하게 무쳐내 '개미진'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강진 한정식은 계절의 특성상 여름보다는 겨울철 한정식 한 상이 더욱 풍부하고 맛있다. 

강진만 등지에서 생산된 풍성하고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이 상에 올라 입맛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지역 음식 문화자원으로 탈바꿈 

강진 한정식은 지역의 음식을 다양화하고 고급화하기 위한 강진군의 남다른 노력으로 단순한 '음식'이 아닌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자원'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스토리가 있는 특화 메뉴가 발굴되고, 한정식에 마을 반찬이 도입돼 추진되는 등 활동이 뒷받침되며 호평을 받고 있다. 강진 한정식 마을 반찬사업은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을 바탕으로 한 반찬사업으로, 농촌여성의 창업을 돕는 농촌지역 경제의 새로운 활력 증진 사업으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강진 한정식을 기본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즐겨 먹었던 식단을 그대로 재현한 '대통령 밥상'도 지역 음식 산업활성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 밥상에는 강진 한정식의 기본 음식인 홍어삼합과 병영돼지 불고기, 토하젓 등이 함께 차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개장한 관광문화복합형시장인 '강진 오감통'에 강진 한정식을 대표로 육성할 수 있는 한정식 체험관 점포를 운영해 차별화를 둔 점도 주목된다. 

한정식 체험관 점포인 강진오감누리타운은 강진군이 강진의 음식 관광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강진 한정식을 대표하는 업체를 선정해 한정식 체험관에 입주시켜 강진오감누리타운의 심장부 답게 강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음식을 제공하고 강진의 멋을 알려 '남도답사 1번지'인 강진을 명실상부한 '맛의 1번지'로 육성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강진군은 이밖에 강진 한정식에 스토리가 있는 특화 메뉴 발굴과 김영랑 시인 등으로 대표되는 시(詩)문학의 고장의 특징을 한정식에 접목해 ‘시화(詩畵)가 있는 강진 한정식 명품업소 사업 등도 함께 추진하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강진군 관계자는 "강진 한정식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역사와 전통이 있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자원이다"며 "강진 한정식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제일의 관광문화자원이 될 수 있도록 맛과 서비스 향상 등 다양한 노력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향' 정혜영 대표

"4대 이은 전통의 맛 브랜드화 주력" 
 
"4대를 이어온 강진 한정식 전통의 맛을 브랜드화해 전국을 넘어 세계인이 즐겨 찾는 음식문화로 육성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강진 관광문화시장인 '오감통' 한정식 체험관에서 강진 한정식의 맛과 멋을 선보이고 있는 '예향' 정혜영(37) 대표.
예향은 지난 1902년 일제시대때 강진 지역에서 '호남관'이라는 한정식당을 운영한 정 대표의 증조외할머니부터 4대째 100여년이 넘는 운영역사를 지닌 지역 전통 한정식 식당이다. 
때문에 강진 한정식의 전통맛을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는 높은 책임·사명감과 함께 4대째 한정식 식당을 운영한다는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남다른 음식 손맛과 자체 개발해 인기를 얻고 있는 표고버섯탕수육과 간장·양념게장 등 음식은 예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화음식으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다.
정 대표는 강진 한정식 전통의 맛을 브랜드화하는 한편,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진 한정식의 체계적인 메뉴 구성과 함께 중식과 일식, 한식 조리사 자격증 등을 함께 취득했다. 장기적으로 강진 한정식의 고급·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과 해외 연수도 계획 중이다. 

차별화된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맛은 기본이고, 친절한 서비스와 청결한 실내 분위기 형성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매일 새벽 시장에 나가 강진산 식재료를 구입하며 재료의 맛과 풍미 뿐만 아니라 지역 상인과의 유대관계 형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강진 한정식이 음식의 맛은 기본이고, 청결하고 친절한 서비스로 누구나 편안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100년 가업을 잇는 지역 대표 한정식 식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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